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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물론 그들이 숨을 거두고 났을 때지요. 그들은 누구나 숨 덧글 0 | 조회 118 | 2020-09-04 11:51:34
서동연  
“그건 물론 그들이 숨을 거두고 났을 때지요. 그들은 누구나 숨을 거두고 나서 비로소 말을 시작합니다. 사자의 섬에선 언제나 그렇듯이 사자들만이 말을 하니까요.”그 해 초가을 어느날 아침, 병사 지대 1천여 원생들은 관례에 따라 새 원장의 착임 연설을 듣기 위해 일제히 공화당 앞뜰에 모여 있었다. 시간이 되자 직원 지대로부터 차를 타고 내려온 새 원장이 원생들의 도열 앞으로 첫 모습을 나타냈다. 떠들썩하던 잡담들이 일시에 뚝 그쳤다. 단 위로 올라선 원장의 첫인상이 불시에 도열을 긴장 시킨 것이었다. 육 척 장신의 거구가 압도하듯 회중을 한동안 묵묵히 내려다 보고 있었다. 새 원장은 거무튀튀한 안색에다 지나치게 끝이 휘어져내린 매부리코를 하고 있었다. 우람한 체격이나 얼굴 윤곽에 어울리지 않게 눈만은 유독 빼꼼한 참새눈이었다.원장이 설령 그럴 각오가 있다고 하더라도 말이야요. 황장로나상욱이란 사람들도 이미 그걸 알고 있었던 일이 아니었던가 싶은 일이지만, 사람의 운명이란 어느 쪽이 어느 쪽에다 그것을합하고 싶어한다고 그렇게 하나로 보태질 수 없는 것이니까요. 결국 사람의 운명이라는 것은 자생적인 거라는 말이지요. 보태고 싶다환자들은 대부분 성경책을 읽고 있거나, 젊은 원생들이 읽어주는 성경 말씀에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있거나 했다. 숙연히 눈을 감고 기도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기동이 불가능한 환자들이 대부분이어서 식사나 배변까지도 모두 남의 도움을 받고 있는 형편이라 했다.조원장은 거기까지 일을 끝내고 나서 다시 한번 장로들을 모이게 했다. 그 사이에도 섬사람들은 원장의 일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알은 체를 하지 않고 있었다. 심지어 원장을 따라다니면서 작업 과정을 하나하나 도와오고 있는 이상욱 보건과장마저도 앞으로의 일에 대해선 전혀 말을 꺼내려 하지 않았다. 원장을 이해하려 하기는커녕 무얼 좀 궁금해해보는 일도 없었다. 조원장은 섬사람들의 그 심상찮은 무관심 속에서 혼자서 모든 일을 진행해나가고 있었다.하지만 그 미연이 상욱을 찾아온 동기가 어떤 것이
저런 모습으로 살아 있을 수가 있다니. 인간의 삶이 저기서도 기도를 하고 감사를 지닐 수가 있다니.치료소 앞 광장에서부터 나루터까지 벚꽃길 연도에 늘어서서 ‘소록도의 노래’를 목이 터져라 불러대는 섬사람들의 환송에 답하여, 차 위에 올라앉은 선수들도 주먹을 휘두르며 합창을 하고 있었다.미록 불 온라인카지노 행한 병을 앓는다 하더라도 저들에게도 온갖 인간적인 소망과 자기 생의 실현욕은 근본적으로 여느 인간들과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 기구한 생의 역정을 걸어온 사람들이라 하더라고 저들이 기구해온 천국이 여느 세상 사람들의 그것과 다르 수는 없습니다. 저들이 비록 그것을 망각했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잊지 말아야 하며, 우리가 저들에게 그것을 다시 찾아주어야 합니다.자유와 사랑의 실천적 화해소년을 사내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 그의 어미 역시 사내에 대해서만은 굳이 소년을 숨기려 하지 않았다.아무래도 좀 성급한 조처였다. 병원 주변에서는 어이가 없는 표정들이었다. 직원 대사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병원 종사원의 가족들이었고, 그만큼 다른 곳에서는 관대한 이해가 기대됨직한 곳이었다. 그러나 그 직원 지대에서부터 당장 반발이 일어났다.“당신 지금 무슨 잠꼬대 같은 소릴 하고 있는 거요?섬을 나가랄땐 나가지 않는 사람들, 언제든지 맘만 내키면 자의로 섬을 나갈 수 있는 그 사람들하고, 일부러 모가지를 내걸고 섬을 도망쳐나가는 자들하고 늘저들 위해 꾸민 낙토를 저들 스스로 버리고 가는 미욱한 인간의 말종들이라니, 이런 괘씸한 배신자들이라니,라. 작업진행에 불필요한 일체의 집회모의를 행한 자그의 어머니 때문이었다. 소년의 어머니는 처음부터 그렇게 사람들을 무서워했다. 소년도 결국은 그의 어미처럼 사람이 무서웠다. 사람을 본 일이 없었다. 누군가가 집 문 앞을 지나가는 발자국 소리만 들려와도 가슴이 마구 두근거렸다. 제 겁에 제가 질려 머리까지 이불자락을 뒤집어쓰며 숨을 죽이게 되곤 했다. 소년은 그 이불자락까지 뒤집어쓰고서도 마음이 놓일 때가 없었다. 어디선가 벌써 자기를 까맣게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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