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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일서가 새삼 말문을 열었고 어머니가 의아한 아들에게 털어놨다. 덧글 0 | 조회 61 | 2021-06-02 05:59:49
최동민  
구일서가 새삼 말문을 열었고 어머니가 의아한 아들에게 털어놨다.여자와 맺어지길 바랐었다.대궐담을 넘었지.허준은 실소했다.신음소릴 내는 걸 보니 점차 살아나는 모양이로군.장사까지 지내준 우린 발명의 여지 없이 금방 한패거리로 몰릴 텐데 그땐 어쩌려우?쓰러지는가 했더니 떨리는 그 손이 돌멩이를 움켜쥐고 일어나며 멀어져가는 배를 향해 팔매질했다.생물에 대한 부술은 그대가 나보다 위겠지.무어라 ? 자신의 의술의 완성을 위하여 무덤 속 송장조차 캐내려 했던 안광익이라는 그 사람 얼굴이 내 눈앞을 가로막았소. .밖은 훤히 밝았으나 허준의 방에 시체처럼 누운 낭자의 머리맡에는 미처 초를 준비하지 못하여 안방의 작은 등잔불까지 옳겨져 참기름을 빨아들인 심지가 바지직바지직 고소한 냄새를 피워내고 있었다.들쳐업게나.긍휼?사건 후 엿새 만에 허준이 아내에게 내뱉은 유일한 한마디였다.오늘은 특별한 날올시다. 따로 깊은 인연이 없다 하더라도 웃어른들이나 평소 도와주신 분들을 찾아뵙고 세배를 드리는 것이 도리올시다.그래 앞으로 어떡할 생각이오?허준이 그제야 꿇었던 무릎을 펴며 몸을 일으켰다.갑자기 허준의 눈에 도지가 지난날의 치기에서 벗어난 성숙한 사내처럼 비치고 있었다.국을 떠 입으로 가져가던 임오근의 숟가락이 정지했고 허준은 멍해졌다.하나?소갈병을 앓는 이의 오줌이 단맛이 나는 것은 신이 허한 까닭올시다.자기가 창녕에 다시 가면 그렇게 조소할 유의태의 일굴이 떠올랐고 비록 그와 인연을 끊었어도 유의태의 그런 식의 비웃음만은 듣고 싶지 않았다.힘드시거든 누워서라도 좋으니 쉬어 쉬어 하소서, 매듭을 꼭 매지 말고 풀었다 매었다 생각날 적마다 자주 손마디를 움직여 버릇하소서.작은 재주거든 작은 재주대로 다듬어주는 게지. 백성들인야 작은 재주일지라도 감지덕지 의지해 마지않지만 대궐에는 손재주 많은 자들이 많아. 굳이 자네 자식까지 보내지 않아도.허준은 구일서의 다음 말이 계속되기를 기다렸다.서방님 .그건 묻지 않았소. 어쨌든 내 고향 사람은 아니었소.손씨가 환한 얼굴로 말했다.겸이에게는
방문 밖에 나선 허준의 눈에 밤눈에도 장한인 사내가 낡은 방갓을 쓰고 굵은 지팡이를 짚은 채 중문 안에 서 있었다.이빨쯤 뽑은 걸론 옛모습을 다 지우진 못한 듯하오. 어쨌든 그자와 마주친 건 우연이오. 엊그제 .게 서라!허준은 야심한 객지의 밤공기를 거푸 폐부 깊이 들이마셨다.허준의 떨리듯 헷갈리는 소리가 백운산의 골짜기와 능선 위로 거푸거푸 퍼져나갔다.믿소. 믿지만 어쨌든 날 그 집에 주선을 해줄 수 없으리까?돈타령을 별난 데다 갖다붙이는군. 하하.허준과 임오근이 얼른 병사 밑으로 내려서 허리를 굽히는데 유의태가 병사 위로 올라서며 병자들에게 말했다.아내는 반가의 여자였다. 지난날 양반의 딸이었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만 가족의 생계를 위해선 몸을 사리지 않고 그 노동을 견디곤 했다.나이에 맞지 않은 오연한 반말이었다.이번 창녕의 병자 서방님의 재주로 고친 것이옵지요?바다는 허준의 돌멩이를 삼키고 찰랑 소리도 내지 않았다.순간 장쇠의 커다란 몸뚱이가 허공을 떠서 두어 칸 저만치 곤두박질해 나뒹굴었다.이윽고 목욕재계한 허준이 들어와 병자의 곁에 앉아 처음으로 그 침통을 풀었다.뒷방에 신방을 마련해놨어.그러라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었다. 죽어가는 아버지를 모시고 북청 배소로 한시바삐 돌아가야 한다는 절대절명의 상황 외에는 .정말 고마우이.하나 허준은 강아지보다 사내가 벗어던져 놓은 마루 위의 해진 방갓과 방안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성대감의 말씨는 처음의 냉정한 하대에서 이젠 반공대로 바뀌어 있었다.허준이 숨을 죽였다.가사를 입은 자들은 사바대중으로부터 좁쌀 한 알도 빚지지 말라는 것인데 그대는 어찌 늘 악식의 유혹에서 못 벗어나는가 하고!웬 돈이오니까. . 나니라.분명 귀신의 장난이 아니고 누군가 왔나 봅니다. 하오나 설사 도둑이라 해도 무엇 하나 가져갈 것이 없는 집이요 인명이야 해치리까.아니 임오근은 해가 질 임시까지 당도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는 자기처럼 1백 30리 길을 서둘러 달려올 의욕도 없이 자기가 지나쳤을 중도의 어느 주막집가에 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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